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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경북 의성군 가음면에 위치한 의성드론비행시험센터. 이곳 관제탑 통합관제시스템이 약 1㎞ 거리에 갑자기 나타난 가상의 드론 1대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레이더를 비롯해 주파수 분석기, 적외선 추적장비, 비행 추적 카메라 등으로 실시간 이동 상황을 포착, 드론을 통제해 센터 뒤편 잔디광장에 착륙시켰다. 누군가 띄운 드론의 제어권을 관제시스템을 이용해 빼앗은 것이다. 이곳은 지난 3월 국내 처음으로 지정된 ‘국가 안티드론 야외 훈련장’으로 최근 실제 상황을 반영하는 훈련들이 반복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 전쟁 등 현대전에서 엄청난 피해를 주는 드론 공격과 테러 등이 현실화하면서 드론 전쟁 대응 역량 강화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유일의 안티드론 야외 훈련장을 갖춘 의성군이 ‘불법 드론 무력화’ 중심 도시로 특화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불법 드론 사용 규제를 위해 ‘안티드론법’을 제정하기로 해 의성군에 관련 산업이 활성화할 전망이다. 안티드론은 전쟁이나 테러, 사생활 침해 등 불법 드론을 추적하고 무력화하는 기술이다.

의성드론비행시험센터의 시스템은 반경 3㎞에 있는 드론을 모두 추적할 수 있다. 군사용으로 사용하면 포착한 드론을 강력한 레이더로 태워버릴 수 있고 주파수와 GPS를 교란해 추락시킬 수 있다. 원전이나 공항 등 국가 1급 보호시설 드론 테러 방어에도 쓸 수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기술원 관계자는 “드론이 살상용이나 타격용으로 활용되면서 국내 연구원이나 기업의 연구와 성능시험을 위한 훈련장 이용 일정이 연말까지 꽉 찼다”고 말했다. 센터는 관제탑은 물론, 야외 시험장과 비행 시뮬레이터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항공안전기술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훈련장이 들어선 이후 의성군은 안티드론 산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벌써 3개의 안티드론 기업이 입주했고 지난 5월엔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대(對)드론 관련 비공개 시험 협력 등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또 군은 국토부의 드론 실증도시 구축 사업 공모에 선정돼 가음중학교(폐교)를 활용, 2026년 (안티)드론 산업 육성 및 기업 지원을 비롯해 드론 교육 센터 등을 갖춘 ‘드론산업지원센터’도 준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5년에는 안티드론 시험 고정익(翼) 드론 활주로를 구축하고 숙박 공간도 확보하는 등 드론산업 총괄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섰다. 활주로와 센터 조성은 지방소멸대응기금(약 87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정부가 불법 드론 격추로 제3자 상해 및 재산상 피해를 본 경우, 장치 운영기관인 국가기관 등이 피해를 우선 보상하고 불법 드론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파산업진흥법(가칭)을 신설하기로 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안티)드론 및 항공 모빌리티를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